

성삼재 천왕봉
왕복중주

간신히 새벽 3시 전에 지리산 성삼재 주차장에 도착.
올라가는 중에 안개가 끼어 운전하는데 약간 애를 먹었지만 졸지 않고 다행히 성삼재까지 안전하게 도착했다.

시간 맞춰 성산재 출발!!

26분에 노고단 대피소에서 지리산종주 인증수첩에 스탬프.
꾸~~욱!

어두웠지만 1시간 55분 즈음에 조심조심하면서 삼도봉에 도착. 작년에 화대종주할 땐 늦은 봄이라 많은 사람들이 새벽에 움직였었는데....
이 날은 마음이 빨리 왕복해야 해서 급하게 걸었는데 앞으로 사람이 보이지 않아 좀 거시기했다..ㅋㅋ

삼도봉에서 여명이 밝아오는게 보였다.
이런 느낌 짜릿하다.
삼각김밥으로 배를 달래주고 다시 출발.

토끼봉을 지나 어딘가 즈음이다.
새벽산행을 즐겨하지 않지만... 일출이라는 커다란 선물을 받아 볼 수 있어 행복함이 가득하다.

깊은 산 속 구석구석까지 햇살이 퍼지는 순간이 참 멋지다.


부지런히 걸어서 3시간 30분에 연하천 대피소에 도착.
여기에서 물을 보충하고 휴식을 취했다.

지리산의 눈으로
지리산의 가슴으로
지리산의 가르침으로

지리산의 가슴으로 뜨겁게 뜨겁게...
더욱 의지를 불태워 한걸음 나아간다.

돌 들 마다 각자의 기원을 담아 쌓여진 돌무더기..
누군가는 건강을, 누군가는 성공을, 누군가는 사랑을... 모두다 이뤘기를 나 또한 빌어본다.


땀이 등을 따라 주르륵 흐르는 느낌에 지칠 법도 하지만 저멀리 보이는 봉우리들이 새어오는 감탄사와 마음 깊숙한 곳에서 다시금 에너지를 불태운다

경사와 너덜길이 있는 거대한 바위 사잇길.


하늘도 산도 모두다 멋지다.
더워서 죽도록 힘들지만 이런 날이 행복이자 축복이다.

너덜너덜.
만신창이가 된 신발..
트레일러닝을 위해 구입했는데 그냥 산행하면서 신는다. 편하기도 하고 물집이 등산화보다 잡히지 않으니 이제 등산화를 잘 안신게 되더라는...
그래도 이건 너무하지 않은가??ㅎㅎㅎ

바람이 없이 덥기는 엄청 더워 등판패널도 무용지물이더라... 그래도 이마저도 없었으면 등에서부터 바지까지 땀으로 흥건했을 거다.

바위 사잇길을 지날 때 불어오던 시원한 바람이 생각난다. 얼마나 시원하던지 나도 모르게 두 팔을 벌리고 바람을 맞았다.

4시간 43분에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
천왕봉까지 왕복이 가능할까 계산을 해본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이 곳과 연하천 14시에 통제한단다.
아차차...!! 대피소에서의 통제시간을 염두해두지 않았다니... 이런 낭패... 역시 급하게 준비하다보니 놓치는게 몇가지가 나온다.

아무튼 스탬프를 찍고..
머릿속에 잡다한 많은 생각을 뒤로하고 어찌할까 고민했다.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천왕봉의 왕복 종주의 목표는 부셔졌다.
그럼 '어디까지 갈 것이냐??'와 '천왕봉을 거쳐 중산리로 가서 택시로 성삼재까지 갈 것이냐??' 이 두가지 산택지가 남았다.
아무튼 발걸음을 빨리 하면서 더 결정하기로 했다.

선비샘에서 물을 보충하고 다시 걸었다.


산과 구름과 하늘은 이리도 야속하게 잘 어울러져 있다.
이만한 종주를 하는게 어떨까도 싶고 또 언제 지리에 올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천왕봉을 거쳐 중간리로 내려가서 택시로 이동해보려 마음먹었다.

천왕봉!!
바로 저기 만큼인데....


가는 중에 인터넷 검색을 해서 중산리에서 성삼재 주차장까지 택시비를 알아보니 두 세 달 전에 6~8만원 즈음이었다.
그래!!! 택시로 결정.. 전화로 세 곳에 비용을 문의 하니 12~13만원 달랜다.

불과 두 달만에 곱이 뛰다니..
아... 그 금액이라면 내가 기름을 때서라도 다시오는게 더 싸다.
천왕봉(중산리 까지)을 깨끗이 포기하고 세석 대피소를 목표로 잡고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날씨 한 번 정말 좋았다.
정말이지 멋진 날이다.

저기 솟아 있는 안테나(?)가 세석 대피소다.

조금만 가면 장터목 대피소, 그리고 조금더 30분만 오르면 천왕봉인데...
아쉬움을 뒤로하고 세석 대피소에서 휴식을 취했다.
세석에 도착한 시간이 6시간 53분.

그냥 찍은 사진인데도 나름 감탄한다..ㅎㅎ

저런 모습 상상한다. 곧 아들과 함께 산에도 가고 들에도 가고 .... 아빤 이런 걸 좋아하는데..ㅎㅎ



배낭을 벗고 어깨를 풀어주고 다리도 주물러주고 힘들었던 몸과 마음을 달래 주었다. 앉아서 목도 축이고 김밥과 간식으로 주렸던 배를 달랬다.
아쉬웠던 천왕봉 코스 마무리 이야기
일출의 짜릿함 지리산 천왕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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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잠깐의 휴식시간을 갖고 이제 다시 성삼재로 회귀해야 한다. 온 만큼을 다시 가야하니 걱정이 앞선다.



산은 오르려고 계획할 때도 이렇게 오르는 중에도 또 지금처럼 회상하는 중에도 힐링이 된다.

이제는 오르는 길이 상당히 힘에 부친다.
찍히는 사진도 흔들거리고,
발걸음도 더디고 쉬는 시간도 많아진다.


갑자기 안개가 몰려온다.
그렇게 날이 화창하고 하늘과 구름과 산이 잘 어우러지단 날이었는데 금새 이렇게 변하다니...
좀 더 재촉해야 했다

지금 시간이 12시 11분.
다시 도착한 벽소령 대피소 9시간 10분.
통제시간이 있어 연하천 대피소까지 14시 전으로 도착해야하니 화장실만 들리고 쉬지 않고 바로 연하천 방향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벽소령에서도 14시가 통제 시간이지만 연하천 대피소에 예약을 한 사람이라면 16시까지 가능하다고 한다.(대피소 예약자 명단을 확인한다.)

안개로 인해 멋진 풍경을 보지 못해 아쉽다.

조금 더 지나니 안개를 약간 벗어난 것 같다.

드디어 보이는 연하천 입구의 데크길..
13시 34분... 10시간 32분에 다시 연하천에 가까워졌다.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


핫앤쿡으로 김밥만 먹었던 입맛을 바꿔주었다.
정말 핫앤쿡 최애 아이템이다. 따뜻한 물 없이도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다니.. 그 중에서도 난 단연 제육비빔밥.
아무튼 짧은 시간안에 질렸던 입맛을 돌아오게 하고 주렸던 배를 채웠다.



배를 채우니 좀 살 것 같다.
14시에 연하천 대피소를 출발. 10시간 58분.
이제 노고단까지 그냥 마음 놓고 기도 된다.


토끼봉에서의 하늘..
어느새 또 맑아졌다.



계단 ㄷ ㄷ ㄷ .
화개재에서 삼도봉까지. 오르고 또 오르고 계속 오르고..

16시 2분
13시간 삼도봉에 도착.

어스름했던 여명 때와는 아주 다른 느낌이다.


새벽에 그냥 지나쳤던 임걸령.
임걸령의 물 맛도 보고 힘든 발걸음을 조금씩 움직였다. 물병에 시원한 물로 가득채웠다.
지리는 이렇게 식수를 보충할 수 있는 곳이 많아 부담되지 않아 좋다.


탁트인 곳에서 잠깐 바라보는 시간도 가졌다.
시원시원 하구나.

오랜시간 발걸음을 재촉하니 노고단에 도착했다.
17시 33분. 14시간 31분
노고단까지 오는 길은 늦은 오후에 산속이라 그런지 느낌은 저녁의 느낌이었고 이미 모두들 하산을 해서인지 등산객들이 보이지 않았다. 약간의 조급함도 있었다.
게다가 뱀을 세 마리나 봐서 그런지 심장 쫄깃한 산행이었다. 뱀을 봤을 땐 정말 나살려라 도망쳤을 정도니... (아무대나 앉는 것도 솔직히 무서웠음)


안개가 드리워져 있는 노고단 고개.

노고단 대피소.
완충은 아니었지만 순토워치가 배터리가 없어 사망해버렸다. 장거리, 장시간 산행에는 출발 직전까지 완충을 해야 겠다.

노고단에서 성삼재 주차장까지 내려가는 마지막 길도 만만치 않았다. 체력도 방전 순토도 방전... 노고단에 올랐다가 내려가는 사람도 몇몇 있었다.

드디어 성삼재 주차장.
18시 13분. 15시간 11분.

주차장에 돌아오니 생각나는게 '콜라'였다.
그래 고생했으니 이번 치팅은 눈 감아주자..ㅋㅋ 근데 편의점이 문 닫힘..ㅜㅜ
카페에서 비싼 자몽에이드를 벌컥벌컥..


반달이 뒤로 슬슬 해가 져가고 있다.

구름이 피어오르는 광경..
정말 피어오른다는 얘기가 맞는 듯 하다.


화엄사 스탬프는 돌아가는 길에 보너스로 꾸~~~욱.!!
화엄사 문을 통해 들어가면 왼쪽 건물에 지리산 인증스탬프 찍는 곳이 보인다.
하루동안의 산행은 여기서 마치고 이제 집으로 가는 모나먼 여정이 남아 있다.
성삼재 주차장 ~ 세석 대피소
총 거리 50.6km
운행시간 15시간 11분
결론은..... 음....
이럴거면 화대종주 다시 할껄.
천왕봉이 없는 지리산행이라니...
아쉽다...
그래도 작년 화대종주 할때보단 발걸음도 가벼웠고 생각보다 많이 힘들진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화엄사 계곡 코스가 포함되지 않았다. 새벽부터 올랐던 화엄사 계곡 코스의 코재는 초반에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했으니...
중간에 만난 영물(뱀)들에 쫄기도 하고 무서워서 혼산은 못하겠다 했지만 곧 중산리 ~ 천왕봉 ~ 장터목 ~(세석 ~ 장터목) ~ 중산리 환종주를 할 계획이다.
그래서 올해도 지리산 종주를 마칠 계획이다.
또 설레는 마음은 정말 답없다..ㅎㅎ
무작정 달라들었던 성산재 천왕봉 왕복종주... 무식하면 용감하다 했던가?? 정말 무지하고 무모하고 대책없었던 계획이었던것 같다.
만나셨던 분의 조언을 듣자면 새벽에 아주 일찍 시작해야 간신히 들어올 수 있으며 최대한 가볍게 그리고 빠르게 이동해야 가능하다고.. 그분은 정말 속보도 빠르시더라.. 그 분의 조족지혈이건만 어디서 나왔던 자신감인가..??
그래도 그래도 한 번은 도전해보고 싶었다. 내 자신은 과신한건 아니지만 해보고 싶다는 꿈이라고 생각한다.
며칠간 근육통으로 걷기가 조금 힘들었지만 뿌듯함도 있다. 아주 느낌이 째진다.
산은 이런 것인것 같다.
계획해도 즐겁고, 산행 중에도 즐겁고, 회상 해봐도 즐거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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