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door Life/트레킹 or 하이킹

준비없이 도전한 별뫼산-가학..... 회귀.

새론시저 2021. 5. 16.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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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뫼산 - 가학산 - 흑석산 왕복 종주를 목표로 출발.


[별매산 - 벌뫼산 - 가학산 - 흑석산 정상 - 두억봉 - 흑석산자연휴양림 - 흑석산 정상 -가학산 - 별뫼산 - 별매산] 경로를 계획했다.


전남 강진군 성전면의 제전마을을 들머리로 올랐다.


올라가다보면 별뫼산 이정표가 보이면 큰 길로 직진하지 말고 오른쪽 신우대 사잇길로 오르면 된다.


약간의 숲길을 지나고나면 암릉 구간이 나온다. 밧줄과 철손잡이(계단)가 있어 잘 의지하면서 오르면 된다. 초반에 긴장을 타야 한다.


새벽부터 오전까지 비가 왔던 터라 바위도 철손잡이도 약간 미끄러워 좀 쫄렸다. 아니 많이..ㅎㅎ


아스라히 별매산 집게바위가 보인다. 안개가 끼어 있어서 절경을 볼 수 없어 정말 아쉬웠다. 오전까지(9시 즈음)만 비가 온다고 해서 잡은 산행인데... 정말 이런 상황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아쉽다.


와~~ 이 철손잡이.. 후덜덜했다.
그렇지만 눈이 날 속인거다. 계속 오르다보니 적응도 되고 밧줄보다 편하다고 느꼈다. 다만 4발로 기어서 올라가야 한다는..ㅎㅎ 그래도 즐겁다.


집게 바위를 지나서.. 남들은 집게 바위 정상에서도 사진을 많이 찍은 것 같지만 비가 와서 미끄럽고 안개로 시야확보가 안되서 패쑤~(그렇지 않다고해도 아마 안 올랐을 것 같다.ㅋㅋ)


역시 조망은 꽝..
큰 바위들이 정말 웅장하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인데 정말 멋진 산이구나.


도착한 별매산의 전위봉.
어디를 둘러봐도 .....
비가 오는 날이라 그런지 산객들은 없고 나만 올랐다. 바람소리와 내 숨소리만 있었다. 안구정화하러 온 나는 어찌하나.??? ㅎㅎㅎ


땅끝기맥과의 갈림길.
뭔 당산나무도 아니고..ㅜㅜ 너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왠 발자국..???
처음엔 나보다 먼저 움직인 산객이 있는 걸로 생각했는데.. 아니 올라간 자국이 아니라 미끌려서 내려온 흔적이었다. 그런데 다시보니 신발자국이라고 하기엔 너무 좁아 보여 다시 봤더니 우제류(발굽이 2개인 동물)의 발자국이었다.
그럼 맷돼지 아닌가??? 헉....젠장..!!
순간 오싹하면서 심장이 쫄려왔다. 안만나길 바래야지. 나타나면 바로 나무로 튀어야 겠다고 계속 되뇌이고 되뇌였다.


드디어 별뫼산 정상. 인증샷 한번 찍어주고.
이때까지는 즐거운 산행이었다.
이제 가학산 - 흑석산 방향으로 .. 3km ...


어휴 여기는 양쪽이 낭떠지다.. ㅜㅜ
후덜덜 하다. 안개가 껴있어서 무섭기까지 하다.
근데 알고 보니 이곳은 정상적인 길이 아니었다.


wikiloc 어플을 켜고 선산행자분의 GPX를 따라 갔지만 여기에서 길을 잃었었다. 완전 여기서 멘탈이 털려버렸다. 아래는 깎아지는 절벽이었고 비가와서 미끄럽고 정말 자칫하면 ...... 어휴.... 그 상황에선 정말이지 아무 말고 나오지 않았는데 어휴.. 젠장.. 뭐 이런 단어들만 연발했다. 없는 길을 찾느라 그냥 조그마한 공간도 산길로 보였으니..
지금 생각해보니 선행산행자분은 잠깐 전망만 보고 갔던 것으로 예상된다. 난 안개에 앞만 보고 가다보니 산악회의 표지띠를 지나쳐 버렸다. 어휴..
산악띠를 보고 당산나무처럼 주렁주렁 달렸다고 곱지 않은 시선으로 봤던게 부끄러웠다. 다 나같은 산객을 위한 표시인 것을..(죄송합니다..)

저기서 멘탈이 탈탈 털리고 나서 잘못하다 죽겠다 싶어 이번 산행은 포기하고 철수를 마음먹었다. 많은 준비를 하지 않은 걸 정말 후회했다. 갑자기 날을 잡은 것도 후회하며 쫄려서 쿵쾅거리는 심장을 다독이며 없는 길을 만들어 내려왔던 길을 다시 후덜덜하며 올라갔다.


근데 되돌아 오는 길에 가학산으로 가는 정상등산로를 보았다. 아까 전에 보지 못했던 산악회의 표지띠를 보았다. 다시 심장이 설레였다. 이건 기회다.. 그러면서 다시 등산로를 따라 내려갔다. (ㅜㅜ) 뭐냥~?? ㅋ

아까 그 곳에서 30분 정도를 길을 잃고 헤매여서 마음이 바빴다. 산행도 늦게 시작한데다가 시간도 잃어버렸으니... 최대한 빨리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다고 사진도 없....ㅎㅎㅎ

등산로가 거미줄도 많고 풀이나 나무줄기도 많이 자라나서 간신히 길만 어찌 어찌 보였다. 더군다나 비온 뒤라 바위만 있는 길을 찾기는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


이미 신발 안은 물이 출렁거릴 정도였다.ㅜㅜ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게이터를 신발에 물천지를 만든 후에야 착용했다.
산행을 처음 해보는 것도 아니면서 너무 자만했던것 같다.


밀림 속을 지나는 느낌이다. 키 높이 정도 되는 신우대 길도 웬만한 나무와 풀들도 생각했던 길보다 울창했다.

계속 시계를 보면서 걸음을 재촉했는데..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직 남은 거리와 잘 닦여지지 않은 등산로다 보니 아까처럼 헤매이게 될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아찔한 생각이 들었다. 왕복종주를 계획했는데 돌아오는 중에 어두워지면 낭패가 될께 뻔했다.가학산을 가는 중간 지점이었던 것 같다.

안되겠다... 이번 산행은 그만.!!!


이미 반팔 옷은 흠뻑 젖어서 옷을 여분으로 가져오지 않는 것도 실수다. 그나마 레인쉘을 가져와서 입었다.

다시 되돌아 가는 길...

등산화는 이미 첨벙첨벙.. 몸이 추워져서 레인쉘도 없었으면 저체온증까지도 염려했을 것이다. 다행이 비가 내리지 않는 것을 감사히 여겼다.


마음을 놓고 되돌아 오다보니 이제 작은 것들이 보였다.

 


이제 신발, 반바지는 물론 레인쉘까지 물이 스며들었다. 안쪽 옷은 몸의 열기로 인해 조금씩 마르고 있어 다행이었다.

아까 정상 바로 밑 맷돼지 발자국을 발견한 지점은 다시 한 번 주의깊게 주위를 살피면서 지났다. 멧돼지가 먹을거리를 찾기가 힘들어 보이는 곳인것 같던데 .... 아무튼 위험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리라이브로 본 오늘 산행기록.


긴장한 마음을 안정시키고 바위에 걸터 앉아 김밥과 물로 배를 채우고 잠깐의 휴식을 취했다. 되돌아온게 아쉽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아직도 길을 잃고 헤매인 때를 생각하면 심장이 콩닥거린다. 그 깎아지는 절별을 내려가려 했으니ㅠㅠ


여전히 조망은 안개에 가려 저멀리 월출산도 보지 못했지만 그나마 가까이의 집게바위는 오를 때 보다는 선명했다.


거의 내려오니 조금씩 안개가 걷혀가고 있었다.


이제서야 이렇게 멋진 암릉을 보여주다니.. 아쉽고도 아쉽다.


드디어 차를 세워둔 곳으로 복귀.

 


같은 길로 왔다고 생각했지만 다른길로 왔다.
차이가 생각보다 많이 나네...


되돌아오는 길에서도 한 번 길을 헤맸었다. 정말 쉽지가 않았다. wikiloc 어플을 보면서 왔지만 길을 잃을 때 알려주는 진동을 잘 느끼지 못하기도 했고 이부분에선 전화가 오는 바람에 놓쳤던것 같다.


준비없이 실행에 옮긴 산행이다보니 많은 것을 배웠다.

1. 모든 산은 국립공원 등산로처럼 잘 다듬어지지 않았다.
산객들이 자주 다니지 않거니와 길도 좁고 온갖 나무 줄기와 풀들이 무성해서 길을 잃을 수도 있다.
2. 여분의 레이어는 항상 준비.
우선 땀으로 젖었을 때와 냄새로 인해 갈아 입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 처럼 비로인해 옷이 젖을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3. 비 온 후 잘 정비되지 않은 산은 조심.
빗물로 인해 기존 등산로가 쓸려 내려가는 경우도 허다하고 특히나 바위 구간은 어디가 어디인지 잘 신경써야 한다.
4. 등산 어플이라던지 지도라던지 하나에만 의존하는 것은 금물.
하나만 너무 의존하면 새로운 상황에 대처가 쉽지 않다. 항상 눈과 귀를 열고 주위를 잘 살피면서 지도를 자주 봐야 한다.
5. 어떤 산행이든 준비를 철저히.
높지 않은 산이라하여 쉽게 생각하고 나서게 되면 이처럼 되기 십상이다. 지도보고 인터넷도 찾아서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역시 이번 산행에서도 많은 깨달음을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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